INTERVIEW: Jinmoo 님

DJ 겸 그래픽디자이너 겸 Kompakt Records Bar를 운영중인 Jinmoo님과의 인터뷰.

이슬비가 보슬보슬 내리던 어느 날. 압구정치고 비교적 고즈넉한 길거리에 위치해 있는 한 레코드바를 방문하였습니다. 그 곳의 이름은 'Kompakt Record Bar'. 오랜기간 DJ로 활동하시던 Jinmoo님이 운영하고 계신 이 공간은 알만한 사람들은 익히 알고 있는 술과 음악 그리고 패션이 존재하는 제법 유명한 공간입니다. 우리는 이 매력적인 공간과 Jinmoo님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누어 보았고, 이렇게 이번 INTERVIEW 컨텐츠에 담게 되었습니다.


Edited & Design. Shingu Heo (@heoshingu)
Photography. Soyeon Kim (@wyw_kiki98)
Text. Jinmoo Choi (@jinmoo), Shingu Heo (@heoshingu)

 


8DIVISION (이하 8D): 예전에 인터뷰 진행하셨던 것들을 찾아 보았고 되도록이면 중복되지 않는 선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가장 우선 컴팩트 레코드바에 대해서 모르시는 분들도 계실테니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릴께요.
Jinmoo (이하 J): 컴팩트 레코드바 (Kompakt Record Bar)는 말 그대로 컴팩트 (Compact)한 레코드 바 (Record Bar) 에요. 거창한 것 보단 작은 나만의 공간을 갖고 싶어 하던 와중, 외진길에 위치한 좋은 자리를 좋은 가격에 얻어 시작하게 되었고요. 디자인 에이전시 업무를 하는 디자인 스튜디오를 근처에서 운영 중 인덕에 이 근방 부동산에 대한 정보를 빠르게 얻을 수 있었어요. (*Jinmoo님은 디자인 스튜디오 JMG도 운영중에 있다.). 360사운즈에서 활동하면서 놀고 싶고 내 공간에 대한 갈망이 있었기에 고민 없이 시작한거죠.

 
 

8D: 레코드 바도 레코드 바지만, 머천다이즈가 눈에 띄는데, 어떻게 하다가 시작하게 되신거죠?
J: 처음엔 큰 계획을 갖고 시작한 것은 아니고, 그래픽작업이나 음악 트는 것 티셔츠 만들어 입는 것은 오래전부터 해왔던 것이다보니 자연스레 가볍게 시작했죠.

8D: 신청곡을 요청하는 사람들이 꽤나 있을 법한데?
J: 신청곡은 따로 받질 않아요 우리 샵에 대한 컨셉이 있기에 저희의 컬렉션대로 플레이를 하고 있어요. 갑자기 다른 장르에 대한 요청도 좋지만, 우리 무드가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부분이라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종종 비슷한 취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유니크한 LP를 갖고와서 틀어달라고 할때도 있긴해요. 아무래도 엘피 특성상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LP를 구비해놓고 있을 수 없을 뿐더러, 제가 없는 레코드를 틀어달라고 하면 곤란한 부분도 적지 않아 있기에 따로 신청곡을 받고 있지 않아요.



8D: 그렇군요, 그럼 신청곡을 안받아준다고 섭섭해하는 사람들도 있겠네요?
J: 네, 그런 사람들도 있어요. 왜 레코드바에서 신청곡 안받냐고 따지시기도 하죠. 하지만 저희가 Youtube나 비슷한 기기로 플레이하지 않기 때문에 다시한번 모든게 구비되어 있지 않다는 걸 유의해주시고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어요.



8D: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서 LP 바 문화가 있기에, 그런 경우가 생기는 것 같아요.
J: 네, 그래서 간간히 어르신 분들이 왜 안틀어주냐고 하시면 자초지종을 설명드리는데, 그럼에도 별로 탐탁지 않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셔서 난감하더라고요. 어쨋든 레코드 바이다보니 취향이 비슷하면서 좋으신 젊으신 분들이나 나이대가 있으신 분들도 가끔씩 아름아름 아셔서 방문해주시는데, 술집이다보니까 아주 가끔 불편한 손님들도 있긴 하네요. (웃음)

 
 


8D: 워낙 요즘 많이 언급되고 있는 레코드 바이다보니, 인터뷰 자료찾는데 어렵진 않던데, 그 중 한 인터뷰를 보니 재즈 (Jazz)나 펑크 (Funk) 위주로 플레잉 된다고 하던데요.
J: 맞아요, 재즈, 펑크 위주로 플레잉하고, 주말엔 댄서블한 디스코도 틀기도 하고 그리고 힙합. 거의 흑인음악 베이스에요. 힙합같은 경우는 클럽이나 파티같은거 하면서 많이 틀기도 했고, 그거에 오리지널리티가 있는 음악들도 틀기도 하고요.

 
 


8D: 보통 무언가를 시작하게 될때 시발점이 있는데, DJ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J: (웃음) 어렸을때 멋있어서. 힙합을 보고 자랐으니까.

8D: 그럼 롤모델이 있었던 거죠?
J: 저희 시대의 모든 DJ들과 힙합 뮤지션들 (웃음)

 
 

8D: 음악을 좋아하는 본인으로서, 그때 그때 꽂히는 음악이 다르던데, Jinmoo님께서도 요근래 주목하고 있는 아티스트들과 트랙이 있나요?
J: 맞아요, 국내 밴드 중 Cadejo (까데오)라고 있는데, 그들의 Freesummer라는 앨범의 2번트랙 Summer Vacation이 정말 괜찮아요. 새로나온 밴드는 아니고, 원래 연주를 계속 해오던 팀이에요.


8D: 독일에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을 전공하셨고, 이벤트가 있을때마다 포스터 제작을 비롯한 전반적인 디자인 작업을 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런 경험들이 Kompakt Record Bar 를 디자인할때 녹아드는지?
J: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을 할때 힙합 샘플링같은 느낌의 비주얼이라던지 텍스트들을 제 작업물에 샘플링해서 쓰는 경우도 있어요. 마치 힙합음악이 재즈를 샘플링 하는 것 처럼. Kompakt Record Bar 웹사이트 메인에 있는 Record Boy를 페이퍼 보이 (Paper Boy)를 모티브로 삼은 것도 마찬가지고. World is invited 같은 문구도 80년대 Flyer에서 쓰던 문구에서 차용해서 저희꺼로 만든 케이스이기도 해요.

 
 

8D: 필자는 출장 때문에 도쿄와 파리를 자주 가는데, 해외에서 'Made in Korea'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고 있음을 몸소 체험하고 있어요. 음악 쪽에서도 이런 인식의 변화가 느껴지시나요?
J: 그래서 인가? 요즘 한국 60-70년대 레코드를 수집하는 해외 레코드 컬렉터들이 많이 늘었어요. 가격도 30만원부터 200만원에 다다를 정도로 비싸고, 지금도 계속 오르고 있는 추세에요. 가격이 오르는 것에 비해 워낙 한국 레코드 수가 적어 찾기가 힘들뿐더러 개인 소장만 하고 계신 분들이 많아 구하는데 애먹는다해요. 해외 레코드 컬렉터들이나 디제이들은 그게 꼭 유명한 뮤지션이 아니어도 범위를 넓게 찾으시더라고요.



8D: 최근 일본 Urban Reaserch에서 Kompakt Record Bar 제품들이 판매되는 것을 보았는데, 일본 수출은 어떻게 이뤄진건가요?
J: 작년 지인이 Urban Research의 Buyer들을 레코드 바에 데려 왔고 기념품으로 티셔츠들을 사갔는데, 내부적으로 반응이 좋아 바잉이 이뤄진 케이스에요. 올해도 바잉이 이뤄져 일본에서 판매중이고, 올 가을/겨울 시즌도 이야기 중이에요.

8D: 아무래도 이번에 국내에서 업체들을 상대로 수주회를 하게 되었고, 저희 8DIVISION을 포함한 리테일 샵들이 늘어남으로 인해, 좋은 효과가 나타날 것 같아요.
J: 워낙 취향이 확고한 Buyer분들과 브랜드 관계자분들이 찾아주셨기에, 8DIVISION을 비롯한 여러 자기 색깔이 확실하고 좋은 샵들이 취급하게됨으로 인해 믿고 같이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아요. 원래대로라면, 가볍게 이것저것 해봤겠지만, 아직은 우리가 조심스럽고 이번 기회로 인해 더 많은 분들이 편하게 입어주셨으면 좋겠어요. 다만 옷 뿐만아니라 음악도 같이 즐겨주시면 더할나위 없을 것 같고요. Kompakt Record Bar라는 공간을 운영하다보니 어느덧 Local Bar로서 커뮤니티 역할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가까워지고, 새로운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되고 그러다 같이 비즈니스를 하는 경우도 실제로 보았고요. 이러다보니 Kompakt Record Bar를, 단순히 컴팩트한 공간에서 레코드를 틀며 술파는 공간 그이상을 정의하는 문구가 필요한 것 같아서 'Local spot dedicated to quality music and building community.'라고 만들었고, 좋은 음악과 로컬 커뮤니티를 뭉치게 하는 게 저희의 사명이 되었죠 (웃음)



8D: 브랜드 전개로서 방향성이 더 뚜렷해졌다고 볼 수 있을것 같아요.
J: 네, 2년동안 해오면서 방향성을 제대로 찾은 거 같아요. 처음에는 티셔츠 선물해주고, 주변 지인이 선물해준다고 사가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판매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주변사람들끼리 '너 이런거 입었네' 하면서 서로 만나기도 하고. 이런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생기는게 재밌더라고요.

8D: 웹사이트를 둘러보니 옷 종류가 상당히 다양하더라. 이 공간에서 어떻게 showing을 하시나요?
J: 처음에는 몇가지를 걸어놨는데, 옷이 많이 걸려있으니 너무 옷가게 같아서 간결하게 로테이션 주면서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디스플레이하고 있어요. 사람들이 온라인을 보고 따로 찾으면 보여드리기도 하고.


8D: 간혹 옷만 찾으시는 분들도 계시겠어요.
J: 네, Kompakt는 7시에 오픈하는데, 오픈하기전에 오셔서 기다리셨다가 오픈하자마자 물건 달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어짜피 저희가 소량으로 생산하는 걸 아시니까 희소성을 느끼시는 것 같아요. 그리고 우리가 하는 것들이 어려운 옷들이 아니라서 그런지 기념품 사듯이 간편하게 사가시는 것 같고요.

8D: 앞서 질문드렸던 부분과 연결되는 질문인데, 일본 편집매장에서 국내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늘었는데요, K-pop의 영향이 있는 것 같다라는 이야기도 일본 측에서 들었는데, Jinmoo님 생각은 어떠세요?
J: 보통 한국이라는 나라 자체가 커머셜 한것 부터 접해요. 우리가 해외 음악을 접할때는 MTV를 보고 매거진에 나온 것들을 보고 접하였는데, 사실 더 파고 들면 그 밑에도 재밌는 것들이 많았던 것 처럼 지금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이 그런 것 같아요. 먼저 커머셜한 것 부터 접하고 조금씩 조금씩 더 깊숙히 파고드는. 은근히 외국 친구들이 신사동 가로수길 들렀다가 한잔하러 많이 오더라고요. 아마도 커머셜한 움직임들을 보고 파고들고 파고들어 새로운 것을 찾는 재미로 방문하는 것 같아요. 어느날은 한 외국인에게 어디서 보고 왔냐고 물어보니 'Magazine B 서울편'에서 봤다고 하더라고요. 그건 외국에서 하는 거다보니 관심있는 일본 분들이 그걸 보고 오셔서 즐기고 가셨는데, 일본 분들이 확실히 이런거에 대한 반응이 빠르다는 걸 느꼈어요. 그런 분들 대다수가 직업이 DJ였거나 음악에 대한 취향이 확고하면서, 레코드 문화를 즐기시는 분들이 많다보니 Kompakt Record Bar를 좋아해주셨고요. 작년에는 Urban Research 측 초대로 하라주쿠의 Freeman Sporting Club 지하에서 티셔츠들을 걸고 간단한 팝업 파티를 했었는데 즐거웠어요. (웃음)

8D: 앞으로 Kompakt Record Bar의 방향성이나 계획이 궁금해요.
J: 그게 제일 고민인데, 기회가 된다면 저희의 제품들을 음악과 함께 낮에도 보여줄 수 있는 쇼룸같은 걸 생각 중에 있어요. 커피와 맥주와 레코드들을 직접 보고 즐길 수 있는. 저녁에 보면 사람들이 술기운에 옷을 사가고 하더라고요. (웃음)


8D: 그럼 Kompakt라는 타이틀을 이어 가는 건가요? 예를 들어 Kompakt Coffee Shop 이라던지.
J: 갖고 가야죠. Kompakt Record Cafe가 되었건 간에, 이름은 아직 정하진 못했지만 너무 크게 말고 지금 컨셉대로 작게해서. 잘 아시다시피 아직까지 서울이 부동산이 비싸요. 좋은 공간이 나오면 가려고 이부근을 계속 주시하고 있고, 추후에는 2호점 3호점도 내고 싶어요.


8D: 다음 프로젝트는 지금 레코드바 근처가 될 가능성이 크겠군요?
J: 쇼룸은 이 부근에서 하고 싶은게 맞는데, 또 다른 프로젝트의 장소는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술집이 될지 무엇이 될지도 아직 미정이에요. 술장사하는게 힘들더라고요. 술을 많이 먹어야 해서. (웃음)

8D: Visla Magazine 인터뷰를 보니, 소주를 좋아하신다고 하던데. (웃음)
J: 소주 좋아하죠. 어제도 걔네랑 소주먹고 위스키먹고.. (웃음) 비슬라는 너무 오랫동안 알고 지냈죠.


8D: 그럼 소주를 판매하실 공간을 만들 계획이...
J: 아 그건 아니에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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