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 People: 침화사(針畫事) 님

28 August 2019

이번 Other People의 주인공은 자신만의 세계관을 타투로 표현하는 침화사(針畫事)님입니다. 침화사님의 작품들은, 흘깃 보면 동양화처럼 보이지만 세심히 관찰해보면 그 안에 서양화적인 느낌도 보이는 오묘한 자신만의 도안을 바탕으로, 특색있는 컬러감을 사용해 침화사만의 새로운 장르를 선보여 많은 이들의 두 눈을 사로잡아, 깊이있는 팬덤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번 아더피플에서는 침화사님과 흑백컬러감이 작품을 비롯하여 본인과도 잘 어울리것 같아 흑백으로 촬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인터뷰를 끝까지 읽으신 후 아현에 위치한 작업실에 발 걸음을 옮기신다면, 왜 흑백으로 촬영하게 되었는지 충분히 이해해 주시리라 생각합니다.

 

Photography. Jaemin Yang
Text. Chimhwasa, Jaemin Yang
Styling. Jungseung Park
Edited& Layout design. Shingu Heo

 



8DIVISION (이하 8D):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침화사 (이하 C): 침화사라고 하고, 재밌게 놀 궁리만 하고 사는 사람이다.

 
 
 
 

8D: 침화사(針畫事)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데 무슨 뜻인가?
C: 타투이스트를 한자로 직역한 이름이다. 감상하기 전에 직업적인 편견이 먼저 따르게 하고 싶지 않아서 쓰고 있다.

8D: 타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C: 오랫동안 좋아했고 흥미 있던 직업이다. 생명력이 느껴졌다. 그림을 지속해서 그릴 수 있다는 조건도 너무 좋았다. 선택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었다. 앞으로도 나에게 흥미를 주는 또 다른 무엇이 있다면, 1초도 망설이지 않고 할 거다. 나는 그런 나무다. 어디로 갈지 모르지만, 가지를 더 뻗치고 싶다.

8D: 도안을 보면 동양적인 무드가 많이 느껴지다가도 어느 순간 서양적인 느낌도 받는다. 무엇을 추구하며 도안을 그리나?
C: 내 머릿속에 있는 무언가를 재밌게 꺼내 놓으려는 생각 이외에는 아무것도 추구하는 건 없다. 내가 과일을 자주 먹는 편이니 과일을 형상화한 도안을 그리고, 상큼한 느낌도 뜻하지 않게 묻어나는 거라 생각한다. 내가 제대로 알게 되는 것이 있으면, 아는 것이 그만큼 내게 근사한 새장이 될 거라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관찰한 소재를 동원해서 엉터리 관습 속에서 훔쳐보고 배운 습관대로 이도 저도 아니게 그리는 것 같다. 머리가 그리는 게 아니라 몸이 그린다.

8D: 다른 사람의 몸에 처음 타투를 했을 당시 어떤 감정이었나?
C: 생각보다 너무 어려운 일이구나 싶었다. '이래야 잘하는 거야'라고 정해진 것은 하기 싫다. 그건 내가 생각하는 애정이 아니다. '나'라는 자리에서 나를 드러내는데 최고가 될 것 같은 확신과 가능성이 없는 일에 에너지를 쏟지 않는 편이다. 그 시간에 내가 잘하는 걸 더 하려고 한다. 인위적인 노력도 싫어한다. 그래서 계속 못 할 것 같았다. 그러나 돈(수입)이 열쇠가 되었고, 내일이 되어줬다. 이 일에 있는 아주 무거운 책임감에 대한 것도 내가 지속해서 식은땀을 흘려볼 공부를 시켜준 것 같다. 지금은 그 당시보다 아주 조금은 실력이 는 것 같다. 그림은 원래 잘 그렸었으니까.



8D: 몸에 여러 타투가 보이는데, 가장 의미 있게 생각하는 타투는 무엇인가?
C: 손등에 ‘文化(문화)’라는 타투를 가장 의미 있게 생각한다. 일제강점기때 빼앗기고, 흩어진 문화재를 사들이고 수집했던 간송(澗松) 전형필 선생의 스승이신 위창(葦滄) 오세창 선생님의 필체로 새겼다. 부와 명예, 영향력에 대한 지표가 되어주신 내가 가장 존경하는 두 분이다. 원래는 ‘文化保國(문화보국)’이라 쓰셨지만, 아직 그 무게를 대하기 어려워 보국은 새기지 못했다. 문화의 가치를 잊지 않고 싶다. '문화는 칼보다 강하다'라는 내게 어떤 신념 같은 것이다.

8D: 손등을 가로지르고 있는 타투는 무슨 뜻인가?
C: 보이는 그대로 '물 흐르듯'이라는 뜻이다. 예전에는 버리는 것, 잃어버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나대로 살다 보니 그런 것들에 대한 미련이 사라지더라. 어쩌면 바람과 착각일 수 있고, 자연스레 미워지는 존재들 나를 미워하는 존재들에 대한 설명이자 삶의 가치관이다.



8D: 작업실이 어두울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밝은 곳에 위치해있다. 이유가 있을까?
C: 햇빛을 좋아한다. 한여름 자외선도. 거부하거나 거역하고 싶지가 않다. 내 삶에 투영해 지하에서 생활했던, 긴 시간에서 싹 틔워 흉할지라도 꽃이 되면 좋겠다 생각했다. 자연의 순리들과 멀어져서 철모르고 살았던 과거의 시간들도 유익했다고, 돌이켜보려 조금 더 환한 곳으로 오게 됐다.

8D: 사람은 누구나 슬럼프에 빠진다. 그럴 때 어떻게 행동하는 편인가?
C: 가장 쉬운 것 부터 만들며 워밍업을 한다.

8D: 타투이스트로서 그대의 프라이드가 궁금하다.
C: 자부심이라면, 내 자리가 있고, 내 그림이 있고, 그걸 좋아해 주는 분들이 있다는 것. 더해서 내가 정말 존경하고, 좋아하는 작업을 해오고 계시는 '배볼수' 형님이나 '믹히'님 같은 타투이스트 분들이 제 작업을 받겠다고 해주신 것도 아주 커다랗고, 벅찬 의미다.



8D: 아직 사회에서 바라보는 타투라는 시선이 밝지는 않다. 어떻게 생각하나?
C: 우리는 그러한 문화권에서 오랜 시간 큰 괴리가 없는 문화를 공유하며 살아왔기에 충분히 납득한다. 그만큼 다각도로 차분하게 이해하고, 받아들여 풀어 나가야 하는 숙제라고 생각한다. 서구 국가에서 연세가 지긋하신 어른들에게 비슷한 질문을 해도 의외로 우리와 같이 부정적인 대답이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좋은 문화를 형성하는 모든 부분에 사회 시스템이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 국적을 가진 훌륭한 타투이스트 분들에게 안타까운 일들이 종종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나 역시 권리침해를 받을 수 있겠지만, 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생각보다 직업 정신을 가지고 이 일에 임하고 있다.

실제로 내 지인 중에 가장 아끼고 선한 사람이라 생각하는 손님이자 친구에게 안 좋은 의미를 가진 '악귀'를 소재로 타투를 해준 적이 있다. 당시 기술적으로는 부족했던 타투였지만, 몇몇 어르신들이 그 악귀를 정확이 알아보시고는 손가락질을 받았다는 경험을 친구가 얘기해줬다. 선한 이미지를 가지고 선행을 베푸는 이의 소매 안에 이런 타투를 보게 되었을 때, 느끼는 감정 같은 것들을 보는 이들도 함께 숙제를 풀어나가는 사회가 되어 갔으면 좋겠다.

8D: 타투이스트를 직업으로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해 주자면?
C: 조언. 나의 술 버릇이기도 하지만, 난 타인의 삶의 선택을 조언할 주제가 안된다. 다만, 타투이스트 이전에 타투를 받는 걸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더 많은 다양성이 존재한다면 좋겠다는 얘기는 하고 싶다.


8D: 그대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C: 난 원시적고이고, 본능적이며 무식한 사람이다. 그리고 그런 날 잘 알고 있다. 더 아이처럼 살고 싶은 생각도 있다.



8D: 마지막 질문이다. 본인이 생각하는 8DIVISION은 어떤 스토어인가.

C: 멋진 옷을 보여주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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